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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o. 1,295   1,029 hit   2024-06-04 21:33:07
여긴 지옥인 거야?
  • User No : 3902
  • 압도적인 힘
    Lv46 수은등

처음엔 무서웠지.

 

하지만 이젠 즐기고 있어.

 

무슨 말이냐고?

 

 

매일 아침마다 트럼프의 헤어스타일에 관한 똑같은 라디오 토크 쇼에, 똑같이 비 오는 날에, 

 

똑같은 노인이 현관에 놓인 헐거워진 깔개를 밟고 넘어진다면 (12번째인데도 여전히 웃기더라) 너도 재밌을 거야, 안 그래?

 

 

왜냐하면 이 호텔에 갇힌 뒤로 이게 내가 할 수 있는 전부거든.

 

모두가 가지 말라고 하던 그 호텔에.

 

접수 담당자가 행동하는 걸 보고 알아차렸어야 했었는데...

 

하지만 내가 듣지 않았지.

 

 

처음엔 너무 무섭고 혼란스러웠어.

 

그리고 무엇보다도 너무 외로웠어.

 

이 저주에서 벗어나려고 정말 다 해봤어.

 

 

다른 침대에서 자보기도 하고, 최대한 멀리 운전해 보기도 하고... 심지어 자살도 해봤어.

 

하지만 매일 아침마다 난 여기서 깨어나.

 

항상 7월 16일 아침이라고.

 

 

그래서 난 즐기기로 했어.

 

난 대놓고 넘어진 노인을 바라보며 웃었어. 

 

존재하지 않을 결과는 걱정하지 않고 말이야.

 

그렇게 비슷한 방식으로 하루를 보냈어.

 

 

내 행동은 점점 더 과감해졌어.

 

난 내가 하고 싶은 걸 전부 해보면서 자유를 만끽했어.

 

차를 훔쳐보기도 하고, 가게를 털어보기도 하고...

 

자랑하는건 아니지만 내가 안 꼬신 여자, 이 동네에 얼마 없을걸? (물론 몇 번 시도해서 말야.)

 

세상은 다 내 거였어.

 

 

누구든지, 뭐든지 내가 원하는건 뭐든지 할 수 있었어.

 

그 노인은 항상 내 처음 타깃이었어.

 

내 장난기를 끌어올려줄 항상 그날의 첫번째 희생자로 말이야.

 

 

노인의 손에서 들고 있던 접시를 떨어트리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봤어.

 

걔가 날 죽일 듯이 노려보더라고.

 

 

일주일이 지나고, 난 그 노인의 배에 크게 한방 맥여줬어.

 

몇 주가 더 지나고, 난 계단에서 그 노인을 밀어젖혔어.

 

뼈가 박살 나는 소리에 기분 좋은 떨림이 등골을 타고 내려왔어.

 

 

그다음 날은 평소와는 달랐어.

 

문을 열었을 때, 노인은 복도를 걷고 있지도, 깔개를 밟고 넘어질 뻔하지도 않았어.

 

노인은 복도 끝자락에 서서 그저 나를 노려보고 있었어.

 

 

드디어 난 여기서 자유롭게 된 건가 하고 노인을 지나쳐 달려나갔지만, 그 이외의 모든 건 전부 똑같았어.

 

그다음 날, 노인은 날 노려보고 있었어.

 

하지만 이번엔 조금 더 가까이 서서 말이야.

 

 

난 그 노인에게 내 눈앞에서 꺼지라고 소리를 지르고 자리를 떠났어.

 

그다음 날 노인은 더 가까워졌어.

 

더 가까이.

 

그렇게 그 노인이 내 방안에 서서 날 노려보고 있을 때까지.

 

 

난 노인을 두들겨 패고, 찌르고, 목 졸라 죽이기도 해봤어.

 

그 노인한테서 벗어나려고 정말 뭐든지 했어.

 

 

하지만, 매일 아침 내가 눈을 뜰 때마다 노인은 점점 더 가까워졌어.

 

매일 아침마다 그의 표정은 점점 더 화나있었어.

 

 

그리고 결국 이곳까지 왔어.

 

이렇게 될만했어.

 

 

매일 난 어둠 속에서 깨어나.

 

숨을 쉴 수가 없어.

 

얼굴 위로 베게가 짓누르고 있어.

 

 

이젠 얼마나 내가 죽고 다시 깨어났는지도 잊어버렸어.

 

공포에 몸부림치고 허우적거려봐도 그 노인의 힘은 너무 세.

 

여긴 지옥인 거야?

로젠의 정통 장녀
https://www.pixiv.net/artworks/97194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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