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리 게시판
  • No. 1,417   1,270 hit   2025-08-03 18:05:52
화상 치료 +2 (4)
  • User No : 3902
  • 압도적인 힘
    Lv47 수은등

일본 쇼와 시대 초 무렵, 유바리의 어느 탄광에서 있었던 이야기다.

 

혼슈에서 개척민으로 넘어온 광부 A 씨는 폭발사고에 휩쓸리고 말았다.

 

목숨은 겨우 건졌지만 전신에 화상을 입어 중태였다.

 

 

 

옛날 일이다 보니 변변한 치료도 받지 못했다.

 

그저 온몸을 붕대로 감은 채로 아내가 기다리는 함바집 단칸방에 옮겨졌다.

 

데리고 온 의사는 [크게 다쳤지만 오늘 밤만 넘기면 목숨은 건질 수 있겠지. 무슨 일 있으면 부르러 오시오.]

 

하고는 집 주소만 알려주고 돌아가버렸다.

 

 

 

그날 한밤중.

 

촛불 한 자루 어스름한 아래, 머리맡에서 홀로 간호하던 아내가 문득 정신을 차리니 현관에 누가 온 것 같았다.

 

아내가 나가보니, 많은 사람들이 서 있었다.

 

 

그들은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A 씨와 같이 일하는 동료들이오. 오늘 큰 재난을 만났으니 정말 안타깝게 됐습니다.

당장이라도 병문안을 오고 싶었지만, 공교롭게도 일이 많아 멈출 수가 없어 이렇게 밤늦게 폐를 끼치며 찾아오게 되었소.

부디 우리도 A 씨 간호를 돕게 해주시오.]

 

 

아내는 혼자 불안하던 차에 따뜻한 제안을 받아 감동한 나머지, 방에 다 들어오지도 못 할 만큼 많은 동료들을 기쁘게 맞이했다.

 

 

 

그들 각자 한 명씩 A 씨에게 말을 걸고 격려해 주고는, 방 안에 앉아 아내에게도 따뜻한 말을 건넸다.

 

그러던 중 누군가 [나는 의술에 조예가 있으니 진찰해 보겠네.] 하고 말을 꺼냈다.

 

보아하니 탄광에서 일하는 사람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버젓한 신사였다.

 

누군가의 지인일까.

 

 

[몹시 심한 화상이지만 나는 심한 화상을 치료하는데 능통하네. 오늘 밤 안에 의술을 행하면 A 씨는 금세 나을 게야.]

 

 

아내가 그 말을 거스를 리 없었다.

 

그리하여 어스름 가운데, 신사의 치료가 시작되었다.

 

치료는 매우 거칠었다.

 

 

 

신사는 [화상은 눌어붙은 피부를 뜯어내는 게 가장 좋은 치료법이네.] 라고 설명하면서 A 씨 몸을 감은 붕대를 벗겼다.

 

그러고는 A 씨의 피부를 아무렇게나 뜯어내기 시작했다.

 

광부들 사이에서도 강건한 신체를 가졌던 A 씨지만 여기에는 견뎌낼 수 없었다.

 

 

 

A 씨는 너무나도 심한 고통에 절규하며 [차라리 죽여다오!] 라고 울며 외쳤다.

 

아내는 허둥댈 뿐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너무나도 처절한 남편의 절규 앞에 아내는 자신도 귀를 막고 울부짖기 시작했다.

 

 

 

신사는 [여기만 참고 넘기면 된다네. 금방 편해질 거야.] 라고 말하며 눈썹 하나 움직이지 않고 작업을 이어갔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흘렀을까.

 

어느새인가 A씨의 절규는 멎고, 정적이 감돌고 있었다.

 

 

 

신사는 아내에게 [걱정 끼쳤지만 이제 괜찮네. 금세 건강해질 거야.] 라고 말한 뒤 자리에서 일어섰다.

 

아내는 몇 번이고 고개를 조아리며 바깥까지 신사를 배웅했다.

 

먼 하늘이 희미하게 밝아온다.

 

 

 

곧 새벽이다.

 

방으로 돌아오니 아까까지 좁은 방에 미어터지게 들어차 있던 문병객들이 하나도 없었다.

 

 

 

아내는 이상하다고 여기기보다는 불쾌했다.

 

돌아간다면 한마디 인사라도 하고 가면 좋을 것을.

 

지친 아내는 A 씨 머리맡에 앉아 좀 쉬려고 했지만, A 씨의 안색을 보고 경악했다.

 

 

 

새벽 햇살 속에 보이는 A 씨의 안색.

 

그것은 마치 납덩이같은 색깔이었으니까.

 

아내는 A 씨에게 매달려 다시 오열할 수밖에 없었다.

 

소란을 들은 이웃집에서 의사를 데려왔다.

 

 

 

의사는 A 씨의 모습을 보자마자 호통을 쳤다.

 

[누가 멋대로 환자를 건드린 거야!]

 

A 씨를 감싸고 있는 붕대는 누가 봐도 비전문가가 매어놓은 듯 허술했다.

 

 

 

이윽고 붕대를 벗긴 의사는 A 씨의 몸에서 눈을 돌렸다.

 

거기엔 끔찍하게 피부를 뜯겨 죽은 시체가 있었다.

 

너무나도 괴기스러운 사건이라 경찰이 왔고, 반쯤 정신을 놓은 아내에게서 어떻게 사정을 청취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날 밤 나타났다는 사람들도, 그 신사도, 탄광은 물론이고 주변 마을 어디서도 짐작 가는 곳이 없었다.

 

이에 이야기를 들은 누군가가 [그건 여우 짓일 것이네.] 라고 말했다고 한다.

 

여우에게 사람의 상처 딱지나 화상 자국은 신묘한 약으로 쓰인다는 것이다.

 

 

 

어느 지방에서는 화상을 입거나 딱지가 앉은 사람이 산에 들어서면 여우에게 홀린다는 전설이 내려온다고 한다.

 

A 씨의 아내는 눈이 나빴던 데다, 하루 종일 울었던 탓에 눈이 부어있었다고 한다.

 

여우는 그걸 노렸던 것일까.

1. 늙이 님이 이 게시물을 보며 좋아합니다.
2. 선입견 님이 이 게시물을 보며 좋아합니다.
로젠의 정통 장녀
https://www.pixiv.net/artworks/97194043
  • 1
  • Lv16 늙이 관심분야가 다양한 2025-08-06 13:10:10

    오...이건 지역 괴담 같은 느낌이네

    1. 수은등 님이 이 댓글을 보며 좋아합니다.
  • 2
  • Lv50 선입견 스무 살 2025-08-22 15:24:16

    재미써용

    1. 수은등 님이 이 댓글을 보며 좋아합니다.
미스터리 게시판
게시판 이용 안내 +3 (4)
가입한 지 얼마 안 된 새내기
Lv01 白猫
2016-02-09
12:41:01
17808
1,454 이웃집 아저씨 +4 (3)
압도적인 힘
Lv49 수은등
2026-08-12
00:50:26
122
1,451 베란다 +2 (4)
압도적인 힘
Lv49 수은등
2026-08-03
23:17:06
177
1,450 점괘 +2 (5)
압도적인 힘
Lv49 수은등
2026-07-19
18:43:22
333
1,449 2005년 8월 10일, 친구들이 자고 간 날 +2 (2)
SATELLA News Network
Lv59 건설회사 아가씨
2026-07-18
16:28:24
292
1,448 난폭운전 +3 (5)
압도적인 힘
Lv49 수은등
2026-07-15
21:16:35
291
1,447 스쿠버다이빙 규칙 +1
나만 이렇게 힘들까
Lv50 마늘맛
2026-07-07
12:35:40
442
1,446 KBS 심야 체조방송...ㄷㄷ (2)
삐약 삐약 삐약
Lv56 εlixir
2026-07-06
10:41:27
491
1,445 내 룸메이트는 4시간 째 샤워중이야 +1
나만 이렇게 힘들까
Lv50 마늘맛
2026-07-06
00:55:59
365
1,440 살목지 괴담&영화 살목지 현장괴담회 +2
세상 참 자알 돌아간다
Lv40 마음의 고향
2026-04-08
21:33:47
648
1,439 서울 가산동 이상동기 범죄 +1
세상 참 자알 돌아간다
Lv40 마음의 고향
2026-03-11
20:56:59
891
1,437 흥미로운 한국의 UFO 목격담 +2
로티플 브레이커
Lv60 Yamazaki Win!
2026-02-27
19:30:04
916
1,435 [독케익][비공식 괴담회] 마법소녀 야마다 +6 (2)
새내기
Lv52 Pfizer
2026-02-04
17:32:55
804
1,433 질문하지 마세요. 나는 거짓말을 못 합니다. +5 (3)
SATELLA News Network
Lv58 건설회사 아가씨
2026-02-03
01:48:37
1373
1,431 데스티네이션 급의 꿈 +2
세상 참 자알 돌아간다
Lv40 마음의 고향
2026-01-13
22:19:20
774
1,430 아날로그 호러 - 낙원의 질문 +2
새내기
Lv52 Pfizer
2025-12-08
21:34:40
873
1,429 귀신의 얼굴을 본 후에&사이비 종교 은혜 할머니 +3
세상 참 자알 돌아간다
Lv39 마음의 고향
2025-11-23
21:58:40
946
1,425 영능력 테스트 +6 (9)
압도적인 힘
Lv47 수은등
2025-09-09
21:56:50
2153
1,424 동창회 +5 (6)
압도적인 힘
Lv47 수은등
2025-09-03
00:35:29
1583
1,423 맘까페 악플러 +2
세상 참 잘 돌아간다
Lv38 마음의 고향
2025-09-01
13:43:26
5065
1,421 현직 변호사 기이한 사건 +3
세상 참 잘 돌아간다
Lv37 마음의 고향
2025-08-22
00:22:42
1299
1,420 열이 나던 날 +1 (1)
압도적인 힘
Lv47 수은등
2025-08-16
21:05:14
1224
1,418 노래방에서 본 여자 썰 +3 (6)
훗, 보고 있나
Lv46 도프리
2025-08-04
10:48:02
1836
1,417 화상 치료 +2 (4)
압도적인 힘
Lv47 수은등
2025-08-03
18:05:52
1270
1,416 문전굿 +2 (6)
압도적인 힘
Lv47 수은등
2025-08-02
05:53:55
1136
1,414 특수부대 장비로 귀신 촬영 +5
세상 참 잘 돌아간다
Lv37 마음의 고향
2025-07-19
23:47:16
6444
1,413 싱어송라이터 안예은과 공포인터뷰 +4
세상 참 잘 돌아간다
Lv37 마음의 고향
2025-07-18
03:10:30
6128
1,412 우물 이야기 +2 (3)
압도적인 힘
Lv47 수은등
2025-07-16
23:06:02
1129
1,411 배우 주현영 촬영장 비하인드 귀신 이야기 +3
세상 참 잘 돌아간다
Lv37 마음의 고향
2025-07-14
08:56:19
6232
1,410 대전 충일여고 폐기숙사 탐방 +3
세상 참 잘 돌아간다
Lv37 마음의 고향
2025-07-12
22:03:43
6390
1,409 고양이 의사 +3 (7)
압도적인 힘
Lv47 수은등
2025-07-09
12:07:15
1275
  • 에스퍼코퍼레이션     사업자등록번호 : 846-13-00110     통신판매업신고 : 제 2015-인천남동구-0494 호     대표 : 황상길(에스퍼)
    개인정보 관리책임자 : 황상길(에스퍼, webmaster@battlepage.com)
    SINCE 1999.5.1. Copyright(c) BATTLEPAGE.COM All rights reserved.